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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산책이 있는 가을, 기형도문학관에 머물다

흩어진 그림자들, 모두 한곳으로 모이는 그 어두운 정오의 숲속으로 이따금 나는 한 개 짧은 그림자가 되어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 기형도 <10월>중에서 - 10월, 기형도 문학관에 방문했습니다. 시월인데도 아직 정오의 햇빛은 매우 뜨거웠습니다. 오늘의 이 햇빛은 가을 곡식을 익게 하는 고마운 햇볕이라 생각합니다. 기형도문학관 입구에서 만난 시인은 여전히 환한 청년의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1960년대 태어나 스물아홉 짧은 생을 살다간 시인, 어린 시절의 가난과 청년기의 고뇌와 번민들이 그대로 작품 속에 녹아있습니다. 기형도 시인은 8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는데 당선작이 바로 '안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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