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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 몰라도 가능한 ‘한자 학습’

대박이맘 0 136 0

 

 

어느 날 문득, 아이가 한자에 관심을 보인다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작정 한자 공부를 시켜야 하는 걸까, 아니면 아직 어리므로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걸까. 한글, 영어, 수학, 예체능까지 배워야 할 게 태산인 아이들. 거기다 한자 학습까지 하게 되면 행여 공부 자체에 흥미를 잃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 어떻게,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은지, 또 한자 학습이 아이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 알아보자.
  

한자그림과 남자아이

 

 

 성현이(5세)는 이른 나이지만 한글을 모두 떼고 수 개념도 또래 아이들보다 월등하다. 성현이 엄마는 이제 피아노나 태권도를 한번 가르쳐볼까 고심 중에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성현이가 “엄마, 한자가 뭐야?” 하고 물어와 깜짝 놀랐다. 아이가 어떻게 한자라는 단어를 알게 됐을까. 성현이는 “글자가 꼭 그림처럼 생겼다”며 “한자 그리기가 정말 재미있다”고 말했다. 한글이나 수학은 남들 다 하니까 꼭 해야 하는 공부라고 당연하게 여겼지만, ‘한자’는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었다. 이제 막 ‘한자’라는 새로운 글자에 관심을 갖게 된 성현이를 위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예술의 뇌’인 우뇌 자극하는 한자
부모들 대부분이 ‘한자’ 학습에는 무척 너그러운 편이다. 한글이나 수학 등 다른 과목은 말문도 채 틔지 않은 아이에게 어떻게든 가르치려고 애쓴다. 주위에서도 한글과 수학이 먼저이지 한자를 가르치라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자가 성장 과정에서 그리 필요하지 않고 성인이 돼서도 ‘크게 쓸모가 있을까’ 하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원 학습교재 성혜선 연구원은 “한자는 유아들의 뇌 발달과 어휘력 향상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뇌가 우뇌와 좌뇌로 구분되어 있고 각각 그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데 우뇌는 전체를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 한눈에 패턴을 포착하는 것이 우수합니다. 그림이나 전체적 이미지는 우뇌에서 처리됩니다. 반면에 좌뇌는 세세한 부분에 구애받고 복잡하고 미세한 패턴을 분해하는 것이 능숙해 말이나 글자는 좌뇌에서 처리됩니다. 유아들에게 표음문자인 ‘가나다라’를 보여줬을 때 좌뇌만 반응했고, 표의문자인 한자에 대해서는 좌뇌와 우뇌 양쪽이 반응하는 것으로 밝혀진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한자는 복잡한 글자 형태를 갖고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그림과 같은 이미지로 포착되고 그 결과 한글과 한자를 받아들이는 작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예컨대 뫼(山) 산이라는 한자를 보았을 때 그림과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은 우뇌에서 기능하고 그것이 산을 의미하는 글자로 이해하는 것은 좌뇌의 작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한자를 어려서 배우면 좌뇌와 우뇌가 같이 활동을 하기 때문에 표음문자인 한글만을 배우는 것보다 뇌 발달을 촉진시키고 아이의 지능을 높이는 방법이 된다는 뜻이다.
일명 ‘예술의 뇌’라고 불리는 ‘우뇌’는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들은 것을 전체적 심상으로 기억한다. 반면에 ‘언어의 뇌’라고 일컫는 ‘좌뇌’는 언어를 이용한 논리적 판단을 담당한다. 두뇌 발달에 있어 3~7세는 우뇌의 시기로 감성과 창의력이 발달하고, 7세 이후부터는 좌뇌 영역이 활발하게 발달하는 시기다. 좌뇌보다 우뇌가 월등한 유아들은 논리적 암기력보다 기계적 암기력이 훨씬 뛰어나다. 이는 언어 능력이 미숙한 유아는 사물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기보다 사물의 형상을 사진 찍듯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발달하지 않은 유아의 뇌는 주위 자극에 의해 점차적으로 발달합니다. 3세 전후에 시청각적 자극을 주어 기계적 암기력을 극대화하면 좌뇌의 활동 영역이라 할 논리적 기억 능력도 더불어 성장합니다. 상형문에 기초한 ‘보는 언어’인 한자는 그림과 같은 효과가 있어 예술적인 뇌인 우뇌를 자극해 지능을 계발합니다. 그림으로 만들어진 문자를 재밌게 유추하면서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한자 그림과 남자아이 

 

적절한 시기에 학습하면 두 배 효과
실제로 우뇌가 강하게 활동하는 시기의 유아기에 한자를 가르치면 잘 기억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한자를 배우는 아이보다 3세 무렵의 아이에게 한자를 가르쳤을 때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 지금은 초등학교 1학년인 서연이를 보면 알 수 있다. 서연이 엄마는 23개월부터 서연이에게 한글과 수학에 앞서 한자를 먼저 가르쳤다. 한글, 수학도 모르는데 과연 한자에 흥미를 가질까 걱정됐지만 괜한 우려였다고. 한자를 먼저 배운 서연이는 한글을 쉽게 뗐고 수학도 별 어려움 없이 한자 공부의 도움으로 익혔다는 사실을 말했다.
아기는 8개월 정도가 지나면 낯가림을 한다. 그것은 엄마의 얼굴과 다른 사람의 얼굴을 구별하는 능력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한자에도 글자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얼굴이 있다. 한자 모양이 비슷한 것 같지만 글자마다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한자는 눈으로 보는 것이므로 귀를 통해 듣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말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7세 이전에는 한글을 전혀 몰라도 한자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한글까지 받아들이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자 학습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성혜선 연구원은 그 이유는 한자를 학습하는 시기가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무엇을 배울 때는 반드시 ‘학습에 적합한 시기’가 있습니다. 어느 시기까지 배우면 간단히 배워지는 것도 그 시기를 놓치면 익히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언어와 문자의 학습 적기는 바로 유아기입니다. 3세 아이가 천자문을 떼고, 9세 아이가 1급 한자 자격증 시험에 붙는 것이 가능한 것은 우뇌가 집중적으로 받아들이는 시기가 바로 이때이기 때문입니다. 말을 배우고 그 말을 사용하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것은 생후 3년간이란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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