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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했는데 별로 행복하지 않아요

복숭아맘 0 104 0
임신을 했는데
별로 행복하지 않아요....ㅠㅠ


임신 3개월차 쌍둥이 예비맘입니다. 결혼 3년차지만 계획임신이 아니에요. 아이 싫어하는 사람도 자기 애가 생기면 달라진다는 데 저는 아닌가 봐요. 물론 불임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는 배부른 투정이라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남편과 해외로 휴가도 떠나고 나름 자신을 가꾸면서 재미있게 살았는데 아이를 갖자마자 이거 하지 마라, 가지마라, 먹지 마라 제약이 너무 많네요. 주변 어르신들 축하받는 것도 싫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답답하기만 합니다. 
-핑크릴리

아이를 갖게 되면 자신의 삶을 많은 부분 포기해야 하니 당연히 상실감이 크실 거예요. 게다가 쌍둥이라니 육아가 얼마나 고될까, 삶이 얼마나 부산스러울까 정말 걱정되시죠? 그런 상태라면 있던 모성애도 달아나버릴 겁니다. 
그러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부터 근심하지 마세요. 앞으로 7개월이나 남았잖아요. 임신에 위험하지 않을 정도로 인생을 즐기세요. 이런 마음으로 엄마가 되어도 좋을까 하는 걱정일랑 하지 마세요. 경우에 따라서 낳은 정이 강한 경우도 있고 반대로 기른 정이 월등한 경우도 있답니다. 
‘임신해서는 잘 몰랐는데 아이 낳아 의무감에 기르다 보니 어느새 아이가 사랑스러워지더라’는 엄마들이 참 많거든요. 이처럼 엄마도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셈이랍니다. 그리고 만들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요.

요즘 엄마들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을 과거보다 더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어릴 때부터 남자들과 차별 없이 자신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잘 살도록 교육받았잖아요. 
20~30년을 오로지 자신의 인생만 생각하며 살다가 갑자기 아기가 태어나 내 시간을 빼앗아가고 내 수고를 당당하게 요구하고 나의 고통이나 감정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상황에 놓이니 힘든 게 당연합니다. 
그래서 초보맘 시절은 살아 있던 내 자아, 내 고집, 내 자부심, 나의 취향을 포기하느라 안간힘을 쓰는 때이지요.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면서도 분하고 억울하고 가끔 손해 보는 것 같은 기분에 시달리면서 말이에요. 
옛날 어머님들은 젊은 엄마들에게 ‘너희는 애들 거저 키우는 거다’라고 말씀하시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요즘 엄마들은 자신과의 싸움이 만만치 않거든요. 괴로움의 내용이 다를 뿐이지 과거 엄마들처럼 힘들고 고민스럽지요. 
수없이 많은 날을 눈물 흘리며 보내고 있고요. 그렇게 서서히 엄마가 되어갑니다. 수없이 많이 고민하고 또 전전긍긍하면서 힘겹게 자신이 엄마임을 받아들이고 있으니까요.

핑크릴리 님, 혹시 자신도 모르게 육아의 책임감을 과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모성애가 너무 강한 여성들, 완벽한 엄마상을 가지고 있는 여성들 중에서 의외로 아이 낳기를 두려워하는 이들이 있어요. 
막중한 책임감이 부담스럽고 두려운 걸 모성애 부족으로 오해하면서요. 지나친 완벽주의자들하고 비슷한 경우인데요. 그들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누구보다 두려워합니다. 신경 쓰고 처리해야 할 게 너무 많다고 생각되기 때문이에요. 막상 일을 시작하면 훌륭하게 완수하면서 말이에요. 그런데 이들은 자신이 게으르기 때문에 일을 하기 싫어하는 거라고 착각하면서 자책하지요.

이처럼 나만의 삶을 중시했던 여성들이 내면에 강한 모성애를 가지고 있을 때 육아는 무척 어렵고 혼란스러운 일이 됩니다. 너무 복잡해져서 임신하기 전으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지고요. 
그럴 때는 엄마가 될 준비가 부족하다고 자책하지 마시고 그런 자신을 그냥 내버려두세요. 나는 엄마가 되는 데 긴 호흡이 필요한 사람인가 보다 하고 생각하면서요. 이제 곧 엄마가 될, 그리고 엄마의 역할을 기꺼이 받아들인 세상의 모든 여성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마음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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