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음주 & 흡연, 괜찮을까?
바야흐로 저출산 시대다. 자식을 하나만 낳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철저한 계획 하에 건강하고 똑똑한 2세를 탄생시키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일부는 임신 사실을 모른 채 습관대로 지속적인 음주와 흡연을 하거나 임신 사실을 알면서도 맥주나 와인 한 두 잔쯤은, 담배 한두 개비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과연 임신부의 음주와 흡연은 어디까지 괜찮은 걸까?
[엄마가 마신 술은 태아가 마시는 것과 같다]
임신 중에 술을 마신다는 것은 아기에게 술을 먹이는 것과 진배없다고 말한다. 알코올은 태반을 자유롭게 통과하여 태아의 순환계통으로 들어가는데, 태아는 알코올 해독에 필요한 효소가 없기 때문에 흡수된 알코올이 그대로 누적되어 체내 알코올 농도가 높아지게 된다. 특히 알코올을 분해하는 단백질이 태아의 뇌를 구성하는 단백질과 동일하여 태아의 뇌를 생성하는 데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즉 아이의 지능까지 떨어뜨리는 것이다.
알코올은 어떤 물질보다 태반을 잘 통과하므로 임신 중에 술을 마시면 태아가 술을 마시는 것과 똑같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에탄올과 그 대사 산물인 알세트 알데히드가 태아의 세포분열을 방해한다고 말하고 있다. 2개월 이상 된 태아의 경우 보통 간기능이 성인의 25~50%에 지나지 않아 임신부가 술을 마시면 이를 제때 해독할 수 없어 각종 부작용은 물론 기형이라는 엄청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최근에 적당한 음주가 심혈 관계에 좋은 작용을 한다는 보도 탓인지 임신부의 알코올 섭취가 증가한 경향이 있는데, 이는 매우 경계해야 할 풍조다. 소량의 알코올이라도 태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증명된 것이 없기 때문에 음주가 정상적으로 발육하기에 부적절한 가능성이 있다면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태아에게 음주보다 더 해로운 것은 ‘흡연’]
흡연이 해롭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담배 속에는 수많은 발암 유발인자가 포함되어 있고, 일산화탄소가 다량 함유돼 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며, 니코틴으로 인한 중독성이 있다. 이렇게 해로운 담배를 임신부가 피우면 그대로 태아에게 전달되어서 유아돌연사증후군, 미숙아 출산 등 여러 가지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다. 흡연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ㅇ미숙아_ 니코틴이 카테콜라민이라는 호르몬을 분비시켜 교감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혈관이 수축된다. 따라서 태아에게 충분한 영양과 혈액이 원활하게 전달되지 못하므로 태아가 영양실조에 걸리게 되고, 산소 부족 현상을 일으켜 혈관내막 기능이 약화되어 미숙아가 출생할 수 있다.
ㅇ저체중아_ 미국에서는 임신부의 27~30%가 담배를 피는데, 그들에게서 태어난 아기들의 15~20%가 표준 체중보다 적다고 한다. 이밖에도 선천성 기형, 발육 지체, 신경 장애의 위험을 높일 수 있고,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며 유아기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ㅇ정신발달지체_ Naeye 박사(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약리학과)의 발표에 따르면 임신 중의 흡연이 태아에게 산소 공급 결핍을 초래해 태아의 행동적, 정신적 발달에 영향을 준다. 이외에도 7세 소아 9,024명을 분석한 결과, 흡연 임신부 자녀가 비흡연 임신부 자녀에 비해 독서 능력은 3~4%, 주의력은 2%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ㅇ유아돌연사증후군_ 임신 중에 임신부가 담배를 피우면 그 아기가 유아돌연사증후군(SIDS)을 일으킬 위험도가 50%나 늘어난다. 태아에게 산소 공급을 방해하고 4,000종에 이르는 담배 연기의 해독 성분이 태아의 뇌를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ㅇ지능 손상_ 태아의 지능 발달이 늦고 학습 및 기억 능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임신한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일산화탄소 150ppm이 함유된 공기를 흡입케 한 뒤 태어난 새끼쥐를 대상으로 자극 회피 능력을 실험했더니, 맑은 공기를 흡입한 쥐의 새끼에 비해 자극 회피가 미숙했고 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