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산후 조리 맡기기
그렇다고 산후 도우미를 부르자니 낯선 사람과 함께 지낸다는 것이 맘에 걸리고…. 이럴 때 남편에게 산후 조리를 받는 것은 어떨까? 만점 아빠가 되는 훈련도 할 수 있고, 부부의 정도 돈독해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임신, 출산, 육아는 아내만의 몫이 아닌 남편이 동참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남편이 아내의 산후조리를 도와주는 것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 무엇보다 고령의 부모에게 힘든 산후 조리를 부탁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과 산후조리원에 입원했을 때 많은 도움을 주고, 초보 아빠로서 훈련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르다.
산후 조리 첫걸음은 아내 변화에 대한 이해
산모가 어디에서 누구에게 산후조리를 받든 남편의 도움은 꼭 필요하다. 나아가 아예 산후 조리를 남편이 도맡아 해주는 것도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다. 행복한 산후조리원 김영희 원장은 "산후 조리를 돕는 일은 출산 후 산모의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한다. 마치 좋은 태교를 위해서는 임신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올바른 산후 조리를 위한 마음가짐'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이러한 산모의 몸과 마음의 변화에 따라 어떤 것이 필요하며, 남편이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이와 함께 남편이 산후 조리의 정확한 방법과 기본 상식, 그리고 주의 사항이 무엇인지, 신생아에게 어떤 특징이 있고, 어떤 것이 필요한지 등을 알아두어야 산후 조리를 올바르게 도와줄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인다.
남편은 아내의 임신과 출산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에 아내가 육체적·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든지 이해해야 한다. 먼저 육체적으로 산모가 출산 후 관리를 소홀히 하면 나빠진 건강을 다시 되돌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돌아올 때까지 산후 조리를 충분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영희 원장은 "출산 후 임신 전 상태로 돌아오는 총 회복 기간을 산욕기라고 하며 분만 후 6~8주 간을 말합니다. 산후조리원에서 2주 정도 쉬면 된다거나 옛날 어른들이 삼칠일을 조심 하라고 했으니 3주 정도만 지나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산모는 모든 몸의 기능이 약해져있고, 병이 생기기 쉬운 상태이므로 산후 조리는 꼭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바로 정신적 회복. 많은 산모들이 산후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우울 증세를 겪는데, 이는 호르몬의 변화와 육아에 대한 부담감으로 생기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수유에 어려움이 있거나 아기가 밤낮이 바뀐 경우 산모에게 큰 스트레스가 되어 생기기도 한다. 또 주변 사람들이 산모의 심신에 일어난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모든 것을 아기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도 우울증을 야기할 수 있다. 우울 증세는 대부분 산욕기가 지나면 회복되지만, 10~15%는 산후우울증에 걸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산모는 심리적으로 매우 지치고 육아에 대해서도 불안한 상태이므로 남편의 적극적인 돌봄과 따뜻한 말 한마디, 배려하는 행동 하나가 무엇보다 큰 위안이 된다. 이 시기는 예민한 상태이기 때문에 남편은 우스갯소리나마 아내의 몸이나 스타일 등에 대해 험담하는 것을 피하고, 만약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더라도 이해해주는 넓은 마음이 필요하다.
★젖몸살 완화시키는 방법
산욕기 때 흔히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 젖몸살을 들 수 있다. 젖이 돌기 시작하면서 유방이 단단해지고 아플 때 뜨거운 스팀 타월로 유방을 감싸고 찜질을 하는 동시에 유방 마사지를 하면 단단한 유방이 풀리면서 유즙량이 많이 증가한다. 하지만 젖몸살이 심해 손을 대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있을 때는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김영희 원장은 "유두와 유륜을 제외한 부분에 20분 정도 냉찜질을 해주거나 냉장고에 넣어둔 양배추를 붙이는 방법이 도움이 됩니다. 통증이 심하면 병원에서 약물 치료를 해야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집안일을 위해 힘도 쓰고 마음도 쓰고
산후에는 몸과 마음이 불안정하고 금세 피곤해지므로 무리한 일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산모는 특히 뼈가 약해지고 관절내의 신경이 늘어난 상태이기 때문에 손목이나 발목처럼 자주 사용하는 관절은 통증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영희 원장은 "산모는 무리한 집 안 청소나 손빨래, 걸레질,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 같은 허리나 고관절, 손목 관절 등을 쓰는 일은 삼가야 합니다. 자칫하면 관절이 삐거나 산후풍으로 고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 다림질이나 아기를 목욕시키는 것 같은 손목에 무리를 주는 일은 전적으로 남편이 담당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아내의 머리를 감겨주는 것도 남편이 해야 할 일이다. 서거나 누워서 머리를 감는 것은 산후 3일이면 가능하지만 앉아서 감는것은 복압을 높여 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오로가 멈출 때까지 피해야 한다. 그리고 분만 시 출혈로 빈혈이 올 수 있으므로산후 일주일 정도는 화장실이나 세면장에 남편이 함께 가주는 거이 좋다.
한편 산모는 산후 조리 시 무조건 더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내 온도가 너무 더우면 산후 회복이 더딜 수 있다. 실내 온도는 24~28℃, 습도는 40~60%가 적당하다. 가습기는 세균이 서식할 수 있으므로 젖은 빨래를 방에 널어놓는 방법으로 습도를 조절한다. 옷은 얇은 긴소매를 입는 것이 좋고, 양말은 너무 조이지 않는 것을 신는다. 산모는 찬 바람을 직접 쏘이거나 찬 기운이 직접 닿지 않게 해야 하므로 환기를 시킬 때 다른 방에 있도록 한다.
★빠른 산후 회복,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수!
산후에는 회복을 위한 충분한 영양분이 필요하며 모유 수유와 관계 없이 산모는 보통 때보다 300㎉의 열량을 더 섭취해야 한다. 모유 수유를 한다면 아기 성장에 필요한 것까지 섭취해야 하므로 더 많은 열량이 필요하다. 산모가 산후 다이어트를 위해 음식을 먹지 않고 살을 빼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따라서 남편은 무엇보다 산모의 건강을 먼저 생각해 영양을 충분히 섭취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호 조리 기간에는 위장 기능이 조금 떨어져 있고 잇몸도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딱딱한 음식, 찬음식은 피해야 한다. 따라서 초기에는과일이나 채소도 상온 상태의 것을 먹거나 익혀 먹는 것이 좋다. 또 출산 후 3개월까지는 단백질과 철분을 충분히 섭취햐애한다. 비게 없는 살코기, 간, 콩 제품 등 양질의 단백질과 철분을 함유한 식품, 조개류, 해조류, 녹황색 채소 등이 도움이 된다. 영양제나 철분제를 먹는 것도 효과적이며 타닌은 철분과 결합해 불용성 화합물을 만들어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식사 1시간 전후에는 타닌이 함유된 녹차, 커피, 탄산음료를 마시지 않는다. 산후 조리에 좋은 대표적인 음식인 미역은 요오드 성분이피를 맑게하고, 자궁 수축을 도울 뿐 아니라 젖 분비도 촉진하므로 산모는 미역국을 수시로 먹는 것이 좋다.
★산후 조리 기간 성생활
출산 후 첫 잠자리는 일반적으로 오로가 끝나는 산후 4~6주 이후부터 가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그리고 이왕이면 산모의 질이 성관계를 해도 좋을 만큼 회복되었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의사의 OK사인을 받은 다음 하는 것이 좋고, 첫 생리가 나온 뒤에 하는 것이 피임을 고려할 때 가장 안전하다.
한편, 잠자리를 할 때는 남편이 무엇보다 여유 있고 조심스럽게 시작해야 한다. 출산 후에는 산모가 여러모로 위축이 되어 있고 예민해져 있을 뿐 아니라 모유 수유를 하는 경우에는 젖분비호르몬이 증가하는 대신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감소되어 질 점막이 얇아지고 탄력을 잃고 건조해져서 성교통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