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는 ‘찬 것’ 조심, 신생아는 ‘체온조절’ 신경 써야 산후 조리의 목적은 출산으로 인해 약해진 몸을 임신 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충분한 영양 섭취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기본적으로 몸이 차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움여성한의원 문현주 원장은 “출산 후에는 무엇보다 산후풍을 조심해야 합니다. 산후에는 온몸의 뼈와 이는 물론 위장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데다 출산 직후에는 체온조절을 담당하는 위기(衛氣)가 허약해지면서 온몸의 땀구멍이 열려 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찬 바람을 쐬면 기와 혈액순환이 순조롭지 못해 관절에 통증이 생기고 사지가 시리고 아플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특히 찬 바람이나 찬 음식의 유혹이 많으므로 몸이 정상적으로 회복될 때까지는 항상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한다.
따라서 분만 직후에는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고 산후 조리 중에는 덥더라도 양말을 꼭 신는 등 체온 유지를 위해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그렇다고 억지로 무리해서 땀을 배출시킬 필요는 없다. 출산 후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원기 부족을 가져와 여러 산후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일이나 음료를 먹을 때는 미지근한 상태로 먹고 냉장고의 음식은 꺼내두었다가 찬기가 가신 다음에 먹는 것이 좋다. 찬물 역시 반드시 피해야 하며, 산후 조리 시 갈증이 많이 날 때는 보리차 등을 끓여서 식힌 뒤 냉장 보관한 물을 30분~1시간 정도 실온에 두었다가 마시는 것이 좋다.
기초체온이 37℃ 전후로 어른보다 높은 신생아는 체온조절 능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주변 환경에 의해 체온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여름철 바깥 날씨나 실내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생아를 위해서는 항상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면역력이 약해 에어컨 등의 사용으로 체온이 내려가면 저항력이 떨어지고 호흡기 질환에 시달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신생아는 피부가 여리고 약한 것은 물론이고, 몸을 보호하기 위한 피지 분비가 왕성하므로 땀띠나 습진 같은 피부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여름에 분만하는 산모의 소소한 궁금증 Q. 산후 조리 중에는 긴소매 옷을 꼭 입어야 하나요? A. 산후 조리 중에는 여름철이라 해도 가급적 몸을 밖으로 직접 내놓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흡습성이 좋은 얇은 면 소재로 된 긴소매 옷과 긴 바지를 입어 찬 바람이 직접 피부에 닿지 않도록 합니다.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한순간 찬 기운이 몸속으로 들어오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지요. 발 역시 몸 전체의 혈액순환과 연관이 있으므로 얇은 양말을 신는 등 항상 따뜻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땀이 증발하면서 체온을 빼앗기지 않도록 땀이 날 때마다 수시로 옷을 갈아입는 것이 좋습니다.
Q.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어도 괜찮을까요? A. 기본적으로 에어컨이나 선풍기 등 인공적인 바람은 주의를 요합니다. 하지만 푹푹 찌는 무더위가 지속되어 집 안 온도가 너무 올라갈 때는 에어컨과 선풍기를 적절히 이용해 집 안 전체 온도를 내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단, 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에어컨은 다른 방이나 거실에서 틀어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선풍기는 바람의 방향이 벽으로 향하게 해서 직접 쐬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자연 바람 역시 너무 많이 쐬는 것은 좋지 않으므로 산모가 다른 방에 가 있는 동안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바람이 통할 수 있도록 합니다. Q. 땀을 내는 것이 좋다는데 방에 난방을 해야 할까요? A. 땀을 많이 내야 한다는 이유로 방 안을 무조건 덥게 만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출산 직후에는 생리적으로 노폐물 배출을 위해 땀이 증가하지만, 땀을 일부러 빼는 것은 몸이 허약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름철 산후 조리 시 적정 실내 온도는 24~25℃, 습도는 40~60%입니다. 만약 냉한 기운이 올라온다면 바닥에 얇은 이불이나 방석을 깔도록 합니다. Q. 출산 후 샤워와 머리 감기는 언제부터 가능한가요? A. 출산 후 일주일이 지났을 때부터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단, 미리 욕실에 뜨거운 물을 틀어놓아 욕실 안 공기를 덥힌 상태에서 샤워를 해야 합니다. 또 욕실에서 나오기 전에 물기를 말끔히 제거해 몸에 차가운 기운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탕 목욕은 오로가 깨끗하게 끝난 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머리 감기는 출산 후 3일이 지났을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선 상태에서 허리만 구부려서 감아야 몸에 무리가 덜 갑니다. 머리를 감은 후에는 즉시 드라이어로 말려야 풍사가 침입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Q. 출산 후 바로 양치질을 해도 괜찮은가요? A. 출산 후에는 이와 잇몸이 약해지기 쉽기 때문에 예로부터 단단한 음식 등은 피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치주질환이 생기기 쉬운 시기이므로 치아 관리는 잘해야 합니다. 출산 다음 날부터 부드러운 칫솔로 치아와 잇몸에 자극이 되지 않게 양치질을 시작해도 됩니다. 다만, 찬물을 사용하면 양치질을 하면서 약해진 잇몸이 시릴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미지근한 물로 헹궈내는 것이 좋습니다. Q. 친정어머니에게 산후 조리를 받으려 하는데요, 3~4시간 거리인 지방인데 이동해도 될까요? A. 출산 후 장거리 이동은 회음부의 회복에도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오래 앉아 있는 것으로 인해 척추와 관절에 무리가 생길 수 있으므로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또 에어컨으로 인한 찬 바람이 산모는 물론 신생아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며, 특히 장거리 운전이 신생아에게 흔들리는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산후 조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