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수술이 왜 안 좋다는 건가요?

조금만 진통이 오래간다 싶으면 자연분만을 포기해 버리는 '안 되면 말지' 식의 태도 때문에 우리나라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어느덧 40%를 웃돌고 있다. 물론 이 중에는 불가피한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힘겨운 진통이나 잘못된 인식 때문에 속단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후유증이 크다는 제왕절개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제왕절개 수술로 낳으면 덜 아플까?
사실 많은 여성들이 출산에 따르게 마련인 '진통의 아픔'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진통이 오기도 전에 제왕절개를 해달라는 임신부가 적지 않다고 한다. 자연분만을 하겠다고 말해놓고도 오랫동안 진통에 시달리면 참다못해 제왕절개를 해달라고 요구하는 임신부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아내의 고통을 보다 못해 남편이나 가족들이 요구해 오기도 한다.
포천중문의대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장진범 교수는 "제왕절개가 전체 분만의 4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보편화되다 보니 산모들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진통을 견디기가 너무 고통스러우니까', 혹은 '남들 다 하는 거 나는 못하냐?'는 심정으로 쉽게 결정하는 거죠"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제왕절개를 한다고 해서 출산에 따르는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진통만 겪지 않을 뿐 제왕절개로 인한 고통은 고스란히 겪어야 한다. 제왕절개 역시 다른 수술과 다를 바 없고 전신 마취를 할 만큼 대수술이기도 하다. 물론 마취를 하기 때문에 분만하는 순간에는 아무 통증도 느낄 수 없지만, 마취가 풀린 후에는 마약으로 된 진통 주사를 맞아야 할 만큼 수술 부위가 아프다.
또한 자연분만 산모가 아기 낳는 첫날부터 식사도 하고 움직일 수 있는 것과는 달리 가스가 나올 때까지 보통 2~3일은 음식도 먹을 수 없고, 통증 때문에 약 한 달간은 몸을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 않다. 자궁이 본래의 자리를 잡기까지 훗배앓이도 더 힘겹게 견뎌야 한다.

불가피한 경우에만 신중히 선택하자
물론 제왕절개를 반드시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임신부의 골반에 비해 태아의 머리가 커서 분만이 안 되는 경우, 머리가 위쪽을 향해 있는 역아인 경우, 태반이 자궁 경부를 막고 있는 전치 태반, 여러 원인으로 아기가 분만 진통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는 태아곤란증의 경우에는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아닌 건강한 임신부가 제왕절개를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올 수 있다.
제왕절개는 전신 마취 또는 하반신 마취를 해야 하는 대수술이므로, 출혈이나 장협착, 자궁내막염, 요관이나 방광 등 비뇨기 계통의 손상, 자궁 및 나팔관, 난소 감염, 마취와 수혈로 인한 사고와 합병증 등이 자연분만보다 많다. 제왕절개 분만을 한 산모에게서 자궁 감염, 출혈, 담낭 질환 등이 생길 위험도 자연분만을 한 산모의 2배이고, 분만 후 재입원하는 비율도 자연분만의 1.8배다.

또한 산모의 사망률을 보면, 자연분만이 10만 명당 3.6명인 데 비해 제왕절개 분만은 10만명당 21.8명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제왕절개 분만의 사망률이 자연분만의 경우보다 무려 6배나 높은 것이다. 이밖에도 제왕절개의 위험성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제왕절개를 한 후에 자연분만을 할 경우 수술 자리가 파열될 확률이 0.5~1.8%라고 한다. 수치상으로는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자궁이 한 번 파열되는 사고가 발생하면, 태아나 임신부에게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